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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호(2020-06-20 21:28:09, Hit : 122, Vote : 20
  토요 살롱 304회 " 일상의 변환 "

“너는 친구들과 여행을 많이 다녔잖아?”

“내가? 그런가?”

“그럼 너만큼 친구들과 여행을 많이 다닌 친구가 어디 있어?”

“글쎄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산우 회 멤버들은 수시로 무박 또는 일박으로
전국 명산을 다 돌아다니잖아. 수십 년 그러고 다녔으니 회수로 따지면 엄청날 거야.
백두산도 다녀오고 우리 동기 중 히말라야 다녀 온 팀도 내가 알기에만 두 팀이나 되고.
그러고 지철아, 니가 나보다 훨씬 더 많이 다닌 거 아니야?”

“ 나는 36년 전 대학 다닐 때 종호 니가 주도해서 제주도 다녀온 이후
  친구들과의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야.”
  더구나 나이 칠십을 바라보는 노인이 돼서 친구들과 여행을 한 다는 건
  참 생각도 못 했었다. “

명식이가 한 손에 막걸리 잔을 들고 두 팔을 의자걸이에 기댄 채 눈을 지그시 감고
자못 감회에 젖는 모습이다.
명식이는 생긴 거와 덩치에 걸맞지 않게 이렇게 감상적인 모습을 보일 때가 종종 있다.

“ 와 보니까 어때? 좋냐?”

“그럼, 좋지. 여행을 항상 가족들과 아니면 혼자 다녔는데 말이야.
색다른 분위기이고 색다른 맛이라고 할까? 불편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 않네?“

명식이도 여행을 좋아한다. 특히 드라이브를 좋아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시카고에서 16회 선배이기도 한 명식이 큰 형님을 태우고 둘이서
뉴멕시코 산타페까지 왕복 7,700km를 하루 평균 1,100km를 달려
일주일 만에 다녀오길 두 번이나 했다.
처음 다녀오고 큰 형이 너무 좋았다며 또 가자고 해 한 번 더 다녀왔다고 한다.
물론 명식이가 혼자 운전을 다 했다.
시카고에서 LA로 거주를 옮긴 큰 형이 최근 명식이에게 빨리 미국 와서
산타페 한 번 더 가자고 성화란다. 물론 명식이 운전시켜서.

상명 대에서 정년퇴직한 지난 해 가을에는 기업인들을 인솔하여 토론토 세미나에 참석한 후
일정을 마치고 혼자 남아 차를 렌트해 동쪽으로 계속 달려 퀘벡 시티부터 동쪽으로 이어지는
유명한 단풍 길을 따라 빨강머리 앤의 고향인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를 돌아왔다고 한다.
왕복 5,000km 쯤 되는 장거리를 혼자서 여행한 거다.
몇 년 전에는 와이프와 둘이서 동 유럽을 자동차로 여행하기도 했다.
그 전에 미국 로드아일랜드에서 안식년을 보낼 때는 가족들과 미국 종주를 두 번이나 하고
Yellow stone도 두 어 번 다녀오는 등 미국을 종횡으로 훑고 다녔었다.
그러나 항상 가족들과 함께였고 가족들하고만 시간을 보냈지
어딜 가더라도 그 지역 거주하는 동기들이나 친지를 찾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번에 속초 거주 동기들과의 점심이나 문일 가족들과의 저녁을
처음에는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였다.
괜히 오붓한 가족 여행에 우리가 끼어 방해가 되는 게 아닌가
평소에 별로 친하지도 않았고 자주 찾지도 않았던 속초 동기들에게
불청객으로 쓸데없이 신세를 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여행 중 친지를 만나 반갑게 해후하는 거도 여행의 일부로 여기고
노선을 우회하거나 일정을 변경해서라도 기어이 찾아다니는 나하고는 생각이 달랐다.
아무리 오래 소식이 끊겨 모습조차 가물가물한 사이라도 머나먼 여행길에 만나면
대체로 그 긴 세월의 벽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말기가 십상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런데서 만나면 불문곡직하고 무조건 반갑다.

그래서 6,7년 전만 하더라도 미국 집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는 일부러 서부에 들러
그곳 동기들을 찾아보곤 했었고 영송이가 현대 자동차 1차 협력업체 미국 현지 사장으로
미국에 주재할 때는  영송이가 거주하던 앨라배마의 주도 몽고메리까지 와이프 태우고
2박 3일 일정으로 집에서 편도 1,300km 차를 몰고 다녀오기도 했었고
충우부부가 텍사스 오스틴의 딸네에 왔을 때는 집에서 2,500km, 왕복 5,000km를 달려
충우 가족을 만나러 가기도 했었다.

지지난 해 초가을에는 애들 엄마와 캐나다 토론토에서 동쪽으로 내쳐 달려
오타와, 몬트리올, 퀘벡시티를 거쳐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로 가면서
단 톡 창에 올린 일정을 보고 장 영철 경희대 교수가 토론토에서 동문수학한 친한 동료가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 대학 교수로 있으니 자기가 미리 연락해 둘 테니까 찾아보라고 하여
예정에도 없이 영철이 덕분에 캐나다 동쪽 끝 섬에서
초면의 교수 부부의 초대로 최고급 포도주 곁들여 최고로 근사한 저녁 식사를 대접 받으며
유쾌하고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내기도 했었다.
이렇게 소개 받은 분들이라도 초면이지만 여행길에는 의미 있는 만남을
그리고 뜻밖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여행할 때마다 그렇게 곁눈질 않고 일직선으로 초기 일정과 목적을 고수하던 명식이도
이번에 문일 네 가족과 멀리 강원도 삼척에서 예정에 없던 저녁을 함께 하고
고성에서 속초 거주 동기들과 점심을 같이하며 자리가 자기가 우려했던 거와는 달리
상대방들도 즐거워하고 자신도 전혀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끼리 있을 때보다
즐거움이 배가 되는 걸 경험하고 생각이 많이 달라진 거 같았다.

재수와는 고3때 같은 반이었으나 나와는 달리 비교적 조용한 모범생 스타일이었던 재수와
친하게 어울릴 기회가 별로 없었고 졸업하고 연대 상대로 진학한 재수와 갈린 후
그나마 거의 못 만나다 1989년 귀국 후 인천에서 사업을 시작하며
공인 회계사 합격하여 구로 동에 회계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던 재수와 조우하기 시작하여
지난 30여년 저녁에 어울려 술만 퍼먹고 다녔지 숙박여행 동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재수도 동기들과 숙박여행은 처음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재수도 나름 강원도 동해안 일대는 속속들이 훑고 다녔었다.
그래도 칠십을 바라보는 노인이 되어 고등학교 동기들과의 여행이
무척 감회가 깊었던 모양이었다.
며칠 전 통화 중에,

“ 송 박사, 세상에 무슨 이런 일이 다 있냐?
  코로나 땜에 해지고 나서 할 일이 없어지고 해가 져야 뭐 재미있는 일이 좀 있는데
  이게 뭐냐? 아까운 우리 청춘 다 가고 있는데 말이야.“

투덜대면서도 지가 해 놓고도 지 말이 우스운지 한참 낄낄댔다.
재수는 자기가 우리 세대 최고의 영화배우였던 안 성기와 얼굴이 닮은 데다
밤이 되면 밤무대에서 종횡무진 두 얼굴의 사나이가 되는 바람에
오래 전부터 해진 후에는 자기를 안 성기라고 불러달라고 하였는데
내가 보기에 젊었을 때는 몰라도 실지로 지금 비교해 보면 흰 머리 하나 보이지 않고
머리숱도 풍성하고 주름도 별로 없는데다 세월의 여유가 묻어나는 재수가
안 성기보다 훨씬 인물이 나은 거 같다.  
게다가 사교댄스는 절정의 고수다.
웬간한 여자들은 뺑뺑이 두어 번 돌리면 다 넘어간다.

남환이가 5년 전 한성이와 20여 일간 주마간산이나마 미국 서부와 동부를 일주한 후
다시 한 번 제대로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을 하고 싶다며,
‘다음에는 동기들 한 열 명 모아 12인승 승합차 렌트해 두어 달간 시간 넉넉하게 잡고
미 대륙 일주해 보자.‘ 라고 한 적이 있어
이 말을 전했더니 재수가 대뜸,

“내가 일번 참가 신청자야. 무조건 가. “

“ 사무실은 어떡하고? ”

“이제는 내가 없어도 돌아가. 아니면 닫고 가면 되고,
내가 뭐 이 나이에 거칠 게 뭐가 있어. 앞으로 놀 날이 얼마나 되겠어? “

“ 안녕하세요?”
오른 손에 핸드폰을 들고 핸드폰에 연결 된 이어폰을 귀에 꽂고 절뚝거리며 걷고 있다
내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스쳐 지나가자 황망히 마스크를 내리고 말을 건네 와
누군가 하고 옆을 돌아보니 일주일에 서너 번은 새벽에 같이 뛰고 있는
30대 후반 내지 40대 초반의 젊은 친구였다.

말이 같이 뛰고 있다 지, 내가 두 바퀴 도는 동안 이 친구는 세 바퀴를 돈다.
이 친구는 그야말로 달리는 거고 나는 달린다고 하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그냥 속보 수준이다.
최근에는 그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었다.
내가 한 바퀴 도는데 7분 30초 걸렸는데 그게 8분으로 느려졌고
이 친구는 5분 30초에 한 바퀴 완주하다 점점 빨라져
최근에는 한 바퀴 도는데 5분도 채 안 걸렸었다.

“어르신, 속도가 느려지셨어요.”

“ 이 친구야, 물론 나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스피드가 줄었지만 자네가 빨라진 거야.
  금년에는 마라톤 나가 봐. 그 정도 실력이면 3시간대에 주파하겠는데?“

“마라톤은 또 다르잖아요? 매주 일요일 축구도 뛰니까 이 정도 뛰는 게 적당한 거 같습니다.
축구를 결승까지 올라가면 하루에 3게임을 뛰어야 하거든요.
그런 날은 허벅지가 우려 다음 날은 물론 화요일까지 이틀은 다리 올리는 거도 힘들어요.”

그러던 친구가 한 달가량이나 모습이 보이지 않았었다.

달리던 걸음을 멈추고,
“아이고 오랜만이네. 걱정했었는데 무슨 일 있었어? 아니, 반쪽이 됐네?”

“ 축구하다 태클에 넘어져 갈비뼈 두 대가 나갔어요. 한 달 동안 꼼짝도 못하다
  오늘 처음 나왔습니다.“

겸연쩍게 웃는데 몸이 반 토막이 나 반바지 아래로 종아리도 홀쭉하고 볼도 쏙 들어가고
눈도 쾡 해지고 턱도 뾰쪽해지고 원래 사방으로 넓었지만 점점 더 넓어지고 있던 이마가
이제는 앞으로  툭 튀어나오기까지 해
나머지 면적이 졸아 든 얼굴의 반도 더 차지하고 있었다.
이 친구는 고향이 경기도 이천이라는데  
말에 강원도 억양이 많이 섞여있어 얼굴을 보면 괜히 반갑고 말을 들으면 왠지 정겹다.

“ 억양이 강원도 사투리인데?‘

“아, 예, 저의 어머니 고향이 강원도 양양이거든요, 하하.”

새벽에 만나면 그 정도 최소한의 대화는 나누던 친구였는데 한 달이나 볼 수 없었으니
은근히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복덕방 영감이 이 친구 안부를 먼저 걱정했었다.

“ 젊은 친구가 통 안 보이네?”

“글쎄요, 종아리 근육이 뭉쳤다며 며칠 걷다가 다시 뛰기 시작하고 얼마 안 있어
안 나오기 시작했는데 종아리에 무슨 문제가 생겼을까요?“

복덕방 영감도 이 친구를 보자 반가움에 싱글벙글 이다.

“ 그만하기 천만다행이여. 나도 옛날 막내가 중학교 2학년일 때
  가족들이 강원도 놀러가 막내와 축구하다 쪼끄만 녀석이라 깔보고 몸싸움하다 부딪쳤는데
  얼마나 몸이 단단하고 힘이 쎈지 그냥 나가떨어져 크게 다칠 뻔 하곤
  그 이후로 다시는 축구 안 해. 하여튼 조심하고 하기야 젊어서 금방 회복할 거여.“

이 친구는 며칠이 지나도 뛰지는 못하고 여전히 걷고 있지만
몸의 부피는 볼 때마다 불어나고 있다. 역시 젊음이다.

날이 더워지며 공원에 운동 객이 부쩍 늘었지만 예전의 모습이 아니다.
우선 에어로빅을 안 해 너무나 조용하다.
원래 3월 초부터 개장이었지만 코로나로 개장 연기한 이후
계속 한 달 단위로 지연 공고하는 새 플래카드를 내 걸었으나
5월 초에 내 건 플래카드가 아직 그대로 걸려 있고
그동안 코로나 청정지역에 가깝던 인천에도 최근 신규 확진 자가 거의 매일 발생한 탓으로
언제쯤일지 아예 예정일도 공고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운동 객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병원 입원 환자들이
단체로 운동 회 여는 거 같아 어쩐지 활기가 없어 보이고
표정을 볼 수 없어서인지 분위기가 냉랭하고 칙칙하다.
머리 허연 노인네들과 몸매가 한결 같은 할머니들은 얼굴을 다 가리더라도
금방 누군지 알아볼 수 있는데 젊은 친구들과 특히 젊은 아줌마들은
운동복도 자주 바꿔 입어 고개를 까딱하고 인사를 하는데 누군지 몰라보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 문을 닫는 음식점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30년간 일주일에 하루, 주일 이외에는 하루도 문을 닫은 적이 없는
10년 단골 천량집도 안내 쪽지 한 장 달랑 붙이고 셔터를 내려버렸다.

“ 코로나가 진정될 때까지 영업 중단합니다.”

주인아줌마는 저녁에만 장사를 한다.
아침에 장을 봐 준비를 하고 오후 4시는 넘어야 문을 연다.
이렇게 저녁에 술장사 위주의 술집들이 몇 군데 문을 닫았다.
족발 집, 보쌈 집, 양 꼬치 집, 생선회집, 고기 집 한 군데가 문을 닫았다.
물론 손님이 붐비던 집들은 변함이 없다.
줄을 서야 하는 곱창구이 집, 돼지 왕갈비 집, 순대국밥 집, 칼국수 집은 여전히 성업 중이고
분식 집, 메밀국수 집, 돈까스 전문점, 중국 집. 애들 위주의 떡볶이 집, 빵집 등은
오히려 더 손님이 끓는 거 같다.
그러니까 외식이 술과 안주의 성인 남자들 모임이나, 직장 회식 위주에서
가족, 특히 애들 위주로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코로나 이후 어지간해서는 저녁 모임을 피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저녁 약속이 줄 수밖에 없다.
주 초에 몇 달 만에 띠 동갑보다 한 해 더 어린 사회 후배 사무실을 방문하였는데,
반갑게 인사를 나누자마자,

“ 아니, 형님, 못 뵙던 새 얼굴이 더 좋아지셨어요. 회춘하셨어요.”

“ 아니, 무슨 쓸데없는 소리, 노인네 놀리는 거 아니다.”

“ 아닙니다, 형님, 제가 뭣 땀시 형님께 어문 소리하겠어요. 훤해지셨어요.”

전라도 한촌 출신으로 서울 생활 수십 년이 넘었는데도 사투리가 그대로인 친구다.

코로나 이후 달라진 게 딱 하나다.
일주일에 그래도 2,3회는 마시던 술을 일주일 동안 한 번도 마시지 않을 때도 있다.
고교 졸업 이후 입원한 거도 아니고 아픈 데 없이 사지육신 멀쩡한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점심은 주로 밖에서 먹기에 매일 아침 두 끼 분량의 밥을 해서 저녁을 집에서 먹는다.
10kg 쌀 한 포대면 세 달은 먹었는데 한 달 반이면 떨어진다.
이런 현상은 나만 그런 게 아닐 거다.
그래서 쌀값도 오르고 달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는 물론 기타 찬거리도 죄다 올랐다.
반찬가게도 매출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저녁 약속이 뜸해져 저녁 시간이 많아 저녁에 뭐 할 게 많을 거 같은데
정작 뭐 하는 건 아무 것도 없다.
그래서 TV 채널을 여기저기 돌려보지만 내가 좋아하는 프로는 모두 코로나 영향을 받고 있어
여기저기 집적거려보다 말게 된다.
‘이 참에 운동이라도 열심히 해야겠다.’ 다짐해보지만 한번 게을러지니까 그것도 여의치 않다.
일주일에 4일 하던 운동 일수를 늘이지 못하고 있다.
버릇이 돼 새벽에 눈은 뜨지만 조금이라도 찌부뚱하거나 미세농도가 한계선상에 가까우면
‘오늘 저녁 약속이 없으니까 내일 아침에 운동할 수 있겠구나. 어제도 했으니까.’
이러고 다시 눕게 된다.
물론 한 번 깬 잠이 쉬이 다시 들 리가 없다.  
그러니까 코로나로 시간도 많아지고 술도 덜 마시게 되었지만 대신 게으름이 늘었다.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고 있다.
버스, 지하철 등 공공교통 수단은 마스크 미 착용시 승차거부까지 당할 수 있다.
역 마다 마스크 미착용자는 즉시 하차하라는 방송을 수시로 하고 있고
전동차 안에서도 방송을 하고 있다.
한번 잊어먹고 그냥 나갔다 괜히 시선이 따가운 거 같아
그 이후로는 외출용 자켓 윗주머니에 아예 마스크를 넣어두고 있다.
전철 안에서만 마스크를 하고 있는데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 되고 집안에 반드시 비치해 두어야 하는 필수품이 되어
앞으로는 미세먼지, 유행성 감기, 독감 등 조금만 주의사항이 발생해도
당국에서 뭐라고 하기 전에 스스로 알아서 모두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까,
마스크가 의상의 일부분처럼 되지 않을까 라는 짐작을 하게 된다.
또한 손 자주 씻고 소독 자주 하는 자가 방역과 자가 청결 또한 일상화가 되어
우리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을 거 같다.

앞으로 일어 날 또 하나의 획기적인 변화 중 하나는 재택근무의 실용화가 아닐까 싶다.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등교를 해야 하고
교회나 사찰도 예배만 보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인터넷 설교만으로 대체할 수 없지만
회사는 자기에게 주어진 일만 하는 곳이고 업무의 상당부분을 컴퓨터에 의존하고 있어
상식적으로는 구지 회사에 정기적으로 출근하지 않고도 재택 또는 자기가 편리한 장소에서
업무를 볼 수 있을 거라는 건데 이런 상식적인 생각이
이번 기회에 어느 정도 시도도 되고 어느 정도 실증도 되었지 않았나 싶다.
보고서 작성 등 documentation은 물론 상담, 회의, 보고, 지시 등
대면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들이다.

물론 대면해야 하는 일들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만 출근하면 된다.
출근 시간도 구지 아침 9시일 이유가 없다. 그렇게 되면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우선 아무리 규모가 큰 회사라도 대형 사무실이 필요 없다.
각자에게 주어지는 책상이나 부서에게 주어지는 compartment,
또는 분리된 방들도 필요가 없게 된다.

호화롭게 꾸민 회장실이나 중역실을 따로 둘 필요도 없고
사이즈를 달리하는 공용 회의실 같은 거 몇 개만 있으면 된다.
따라서 사무실이 남아돌게 되어 임대료도 내려갈 거고
사무실용 대형 빌딩을 더 이상 짓지 않아도 되어 그만큼 도시 여유 공간도 확보될 거고
출근 인원이 주는데다 그나마 출근 요일과 시간이 분산 되어
교통체증도 획기적으로 개선 될 거고
매일 출근하지 않아도 되니까 자가용 용도도 줄어 자동차 보유 대수도 줄게 된다.

코로나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미국은 신규 확진 자 수가 하루 2-3만 명에서 2만 명 아래로 줄어들다가 다시 늘어나
오늘 하루에만 6만 명의 확진 자가 발생했고 누적 확진 자는 220만 명,
사망자는 12만 명을 넘었다. 브라질도 누적 확진 자 수가 100만 명을 넘었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 될지 당장은 예측할 수 없지만 아무리 그래도 시간문제다.

여러 나라에서 치료제와 백신이 임상 실험에 들어갔다고 하고
무엇보다 우리 몸에 항체도 형성되고 있다.
당장은 모두가 답답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많고 위기에 처한 기업도 많아
우리 뿐 아니라 모든 나라 정부가 노심초사하고 있지만 조만간에 극복될 것이다.

그런 연후에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롭고 흥미로운 변화가 여러 분야에서 일어날 거 같아
과연 어떨지 궁금증 반, 호기심 반으로 기다려 보는 마음 또한 없지 않다.
2020.06.21. 송 종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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